베트남 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호치민시 푸미흥 지역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최근엔 하노이 등 북부지역과 다낭·나트랑 등 남부 휴양지로도 이동하는 추세다. 이처럼 베트남으로의 '탈(脫)한국' 행렬이 이어지는 건 현지 부동산 시장 과열 탓이다. 지난해 7월 이후 외국인 주택 매입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지만 수요자가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호텔 객실료나 식당 음식값 같은 서비스 물가는 크게 올랐다. 일부에선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0배”라는 말까지 나온다.
베트남 집값 왜 이렇게 올랐나요?
지난해 6월 개정된 ‘외국인 주택 소유 규정’ 시행령에 따르면 개인 명의로 100m2 이하 주택 1채만 살 수 있고, 2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 기존엔 300m2 미만 주택이면 누구나 살 수 있었다. 임대용이라면 200m2까지만 허용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국의 단속이 느슨하다 보니 대부분 집주인이 이를 어기고 편법으로 여러 채를 사들여 되파는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한 명이 5개동짜리 단지 내 4개동을 사서 한꺼번에 세를 놓는 식이다. 그러다 작년 초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자 차익 실현을 위해 급하게 내놓은 물건이 많다. 현재 호찌민 시내 주요 고급 아파트 중 상당수가 비어있는 상태다.
베트남에서도 빈부격차가 심한가요?
호찌민 시내는 물론이고 외곽 농촌 지역까지도 소득 수준 격차가 크다. 특히 도심권에서는 고소득층이 몰려 사는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촌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하노이시 중심가와 교외 빈민촌 사이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곳 주민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게 고작이다.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 월급이 월 150달러 안팎이지만 월세는 1000달러 가까이 된다. 중산층조차 돈을 모으기 어렵다. 도시 근로자 임금 인상률이 연 8~9% 선이어서 저축하기 힘들다.
베트남에서의 삶은 어떤가요?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는 못산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이 심하다. 지하철 노선이 없고 대중교통 수단도 부족하다. 버스노선 체계도 엉망이라 이용하기 불편하다. 그나마 자동차 값이 싸고 기름값이 싸서 다행이다. 인건비가 싼 데다 영어 구사능력이 뛰어나 해외 기업 주재원에게는 좋은 근무환경이다.
